[바이오] 발전과 도약, 밝은 미래(대학원신문, 2020.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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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12-22 17:32 조회6,198회 댓글0건본문
발전과 도약, 밝은 미래
정윤택 /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
정부는 자율형 자동차와 시스템 반도체와 함께 빅(Big)3산업으로 바이오헬스산업을 선정하고 미래의 신산업과 먹거리 산업을 육성 및 지원하고 있다. 바이오헬스산업은 대표적인 규제산업이며 정부의 정책과 육성의지에 따라 흥망성쇠(興亡盛衰)에 크게 좌우된다. 산업정책이란 일국의 경제구조(economic structure)를 최선의 상태(optimal situation)로 유지 및 발전시키기 위해서 국민 경제 과정에 관여되는 일체의 공적 개입을 하는 것이다. 국가는 전통산업이 아닌 첨단기술을 통해 국가간 경쟁력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4차 산업혁명의 화두는 일자리 이슈이다. 지난 세계 경제 포럼(World Economic Forum, 2016년 1월)에서 2020년까지 5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경고 했다. 하지만 첨단 기술혁신을 통해 노력한다면 더 많은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고 제언하였다. 바이오헬스산업를 대표하는 제약·바이오산업은 다원적 정책(multiple policy)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첫째는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유효한 양질(good quality)의 의약품을 제공하고, 둘째는 의약품 비용과 의약품의 가격을 통제하여 건강보험 재정의 균형을 조율하며, 마지막으로는 경제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산업을 육성하는데 있다. 이와 같이 바이오헬스산업 정책은 정부가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조율하고 최선으로 각각의 행위자(actors) 및 이들의 목표(objectives)를 어떻게 잘 조율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우리나라가 미래에 유망한 바이오분야에 스위스, 벨기에, 아일랜드 등 신흥 강자와 같이 거듭나기 위해서는 정부의 산업 정책과 합리적인 규제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High risk, High return
제약·바이오산업은 다른 산업과 구분되는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기초과학의 연구 결과와 산업적 성과가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는 과학기반 산업이다. 다른 산업들은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개량 기술을 기반으로 상업화로 접근하지만 제약·바이오산업은 하나의 물질특허인 원천기술이 상업화까지 연결되어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더 나아가 해당 산업은 고위험, 고부가가치 산업임과 동시에 연구 집약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첨단 기술의 접목과 10여년 이상의 개발기간 동안 많은 재원이 요구되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가장 큰 산업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제약·바이오산업은 정부의 규제가 강한 산업이다. 연구성과물의 결과물인 특허권의 보호 범위의 설정과 보호기간은 산업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조절할 수 있다. 의약품 허가 관점에서는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된 의약품을 제공하기 때문에 강도 높은 허가규제가 따르게 된다, 또한, 우리나라와 같이 공적 보험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들은 보험재정의 수급과 전망을 조정하기 위해 의약품 가격 등 국가가 철저하게 관리·감독하고 있다.
한편, 제약·바이오산업은 조직적인 특징으로는 신규 진입과 퇴출의 희소성이 있다. 각 질환별 개발과 유통 등 전문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아 신규 진입이 어렵지만 업종 진입후에 의약품의 보험 급여 등재에 따라 시장 메카니즘상 안정된 의약품 공급으로 다른 사업에 비해 덜 경쟁관계로 인해 퇴출되는 확률이 매우 낮다. 또한, 신약개발의 파이프라인 확보와 해외시장, 신산업으로의 진출 및 생산기지 확보 등을 위해 활발하게 인수와 합병이 이루어지고 있다.
새로운 지평을 여는 중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제약·바이오산업은 내수 중심으로 복제약으로 경영활동을 이루고 있었기 때문에 기술혁신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졌다. 하지만 최근에 오면서 건전한 생태계로의 변화가 탐지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제 위기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제약·바이오산업은 120년 역사 이래로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금년도 5월, 8월, 9월달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무역수지 흑자로 전환되면서 미래의 먹거리 산업으로서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의약품 수출의 2020년 상반기 실적은 2019년 상반기 대비 61%가 증가하면서 국내 모든 산업의 총수출 11% 감소와 대조를 이뤘다. 이와 같은 분위기에서 2009년과 수출 규모를 비교해 보면 금년도를 기준으로 10여 년 만에 4~500%의 수출 증가세가 예측된다. 이와 더불어 우리나라의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다수의 품목들이 미국과 유럽 식약처의 허가를 획득하고 있으며 개발중인 신약후보 물질들 중에는 글로벌 기술 수출로 1조원 이상의 천문학적인 단위 금액으로 거래가 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이 개발중인 글로벌 신약 후보들은 가까운 미래에 글로벌 수준에서 블록버스터 급 신약으로 거듭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현재 상황을 고려한다면 정부의 정책 개선 의지와 기업의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의지, 자본의 확보는 더욱 밝은 미래의 혁신 가치를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 될 것이다.
제약·바이오산업이 향후 우리나라의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나아가 인류의 질병 퇴치 등 국격을 향상하기 위한 노력은 정부의 정책과 제도의 합리적인 접근과 산업의 육성이 중요할 것이다. 이와 같은 정책 및 제도의 접근 방향성은 국제적인 기준에 부합할 수 있도록 고려하되 건강보험 재정의 안정화와 치료 접근성의 강화를 기반으로 한 균형잡힌 정책이 고려돼야 할 것이다. 제약·바이오산업이 가치사슬(Value Chain)의 다양성이 존재하는 만큼 합리적인 정책과 제도를 선택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국가가 연구개발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재원 분배의 어려움과 기업이 스스로가 천문학적인 신약 개발 비용을 감당하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따라서, 기업이 자발적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할 수 있도록 글로벌 수준의 기술혁신을 위한 생태계 조성과 이에 부합할 수 있도록 정책과 제도적인 뒷받침이 요구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수 많은 고민이 반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래 지향적인 현안과 과제가 이해관계에 따라 그 복잡성은 좀처럼 진전되지 않고 있다. 결국 제약·바이오산업에 참여하는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다수의 이해관계자가 참여해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상시적으로 의견수렴을 위한 통로를 만들어 효과적인 정책과 제도가 도입될 수 있도록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발전과 혁신의 밑거름
제약·바이오산업은 대표적인 지식기반산업 중 하나로, 학문적 기반과의 지리적 근접성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혁신 바이오 클로스터의 모델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바이오 기술은 불확실성이 매우 크고 그만큼 성공 가능성이 낮아 지역 내에 위치한 대학, 공공 및 민간 연구개발기관 간의 클러스터(Cluster)를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연구단계에 있는 기업과의 협력 및 지식교환, 혁신적인 네트워크 구축을 가능하게 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혁신 바이오 클러스터는 중앙정부 및 지자체를 중심인 공공 중심으로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성과 등의 측면에서 해외 선진사례와 비교하여 그 한계점과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혁신 바이오클로스터가 글로벌 수준의 선진모델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각각의 바이오클러스터 간의 특화 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이를 연계하는 데 있어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 바이오 클로스터의 핵심 목표중의 하나인 신약개발은 하나의 기업, 연구자 등이 독자적으로 일련의 과정을 다 해결할 수 없기에 정보의 스필오버(Spillover)효과, 즉 전문적인 정보의 통합을 통해 연구단계에서 기업 간의 협력과 지식교환, 혁신 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하다면 위기관리 측면에서도 지금까지의 운영방식을 개선하여 보다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운영과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한 개선 과정에서 내부 구성원 간의 상호작용을 강화하기 위한대책들도 수반돼야 할 것이다. 샌디에고, 보스톤, 싱가폴 등 글로벌 혁신 바이오클러스터들은 초기에 정부주도의 역할에서 민간 스스로 수요와 공급망을 바탕으로 유기적으로 생태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좀 더 민관합동(PPP, Public Private Partnership)모델로 발전하고 있다. 글로벌 수준의 기술혁신과 성과가 만들어 질 수 있도록 글로벌 수준의 스타트업, 벤처, 기업과 엑설레이터 등 컨설팅 기관이 스스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정주여건, 글로벌 교류협력의 교통과 문화, 제도개선 등을 통해 좀 더 자율성과 자생을 바탕으로 상호보완적인 발전을 할 수 있는 토대가 필요하다. OECD는 국가 간의 가치사슬 연결망을 통한 협력과 분업, 디지털 경제, 자본에 기반한 지식을 통한 혁신이라는 미래의 3대 중요한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는 우리나라 기업, 대학, 스타트업, 벤처 등이 건전한 생태계 조성과 글로벌 네트워킹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3대 전략을 바탕으로 노력과 고민을 더해 발전과 혁신의 밑거름을 만들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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