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웨이브]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는 신약재창출 (아시아경제 202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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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05-07 16:59 조회6,315회 댓글0건본문
[뉴웨이브]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는 신약재창출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전 인류의 건강에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존 신종인플루엔자 등과 달리 백신과 적절한 치료제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에이즈 치료제나 개발이 중단된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들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면서 신약 재창출을 통해 신속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세계 각국의 규제 당국에서 논의 중이다. 새로운 약물을 바탕으로 치료제를 개발할 경우 대유행 시기에 적절한 치료제가 신속하게 공급되기는 시간상으로 부적절하다.
신약 재창출은 이미 적응증을 획득해 시판되고 있거나 임상에서 효능 부족 등의 이유로 신약으로 인정받지 못한 약물을 재평가해 새로운 적응증을 찾아 신약으로 개발하는 방법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약물 중에 화이자사가 개발한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가 대표적이다. 비아그라는 최초 심장혈관 수축 조절제로서 협심증 치료를 위해 개발됐다. 그러나 임상시험 과정 중에 치료 효과가 낮아 포기하려던 단계에서 새로운 적응증을 발견, 신약으로 개발해 큰 성공을 이뤘다.
재창출의 장점은 기존 약물의 개발 단계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존 임상시험의 자료를 상당 부분 인정받기 때문에 임상시험 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신약 개발 추세상 개방형 혁신 기반의 C&D(Connect&Development) 전략의 일환으로 신약 재창출 전략은 다국적 제약사가 유망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 위해 신약 연구개발(R&D)에 접목하고 있는 전략 중 하나다. 신약 재창출 전략은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큰 비용을 들이지 않더라도 새로운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기존의 물질특허를 보유한 권리자와의 협약 등 지식재산권(IP) 확보와 권리 행사에 일부 한계점이 작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신약 재창출 전략에 빅데이터를 이용한 인공지능(AI)을 응용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안 중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5월 IBM이 신약 개발 AI 플랫폼인 'Watson for Drug Discovery'의 개발 및 판매를 중단하고 대신에 임상시험을 중심으로 집중하면서 신약 재창출과 같은 부분으로 선회했듯이 최근 다수의 개발자가 빅데이터에 기반한 AI 플랫폼으로 신약 재창출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 향후 3년간 258억원을 투자해 AI 신약 개발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정부의 AI 플랫폼 구축 시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기보다는 한정된 R&D비 지원과 해외 IBM 사례 및 최근의 코로나19 사례에 비춰 볼 때 선택과 집중으로 임상시험과 이에 기반한 신약 재창출에 좀 더 집중해 성과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 걸맞게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만들고 과거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에볼라바이러스 사태 등을 볼 때 미래 국가 대응 능력을 제고하는 측면에서 AI를 활용한 신약 재창출 전략 등이 중요한 신약 개발 국가 인프라라고 생각된다.
한편 코로나19 치료제와 함께 신종 바이러스 대유행에 대비해 백신 개발에서도 사후적인 대처보다는 선제적인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코로나19와 같이 국가적인 위기 상황에서 신약 개발은 국가 안보와 직결된 분야다. 치료제의 개발과 질병의 예방을 위해 백신은 세계 무역 전쟁보다도 중요하게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분야로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신약 개발에 대한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접근과 함께 사후적인 접근보다는 미래 지향적인 정책적 고려가 필요해 보인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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